하선장에서 야나가와 역 까지는 거리가 좀 된다. 셔틀을 타던지 버스 또는 택시를 이용해야하는데 셔틀은 배차간격이 꽤 길고 대중교통은 비싸다. 그리고 차비는 둘째치고 현지인의 생활상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싶은 마음에 그냥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예전에 오키나와를 갔을때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적 있다. 상당히 정돈된 생활환경.
어디 한군데 더러운곳이 없고 깨지고 부서진곳, 지저분한곳,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물건 등 정돈 안된 부분을 일부러 찾아내려 해도 찾아내기 힘들다.
수 없이 많은 골목 중에 아무렇게나 세워둔 차가 한대도 없다. 쓰레기도 없고. 살짝 무서울 정도.
일본인들은 조경에 관심이 많은듯 하다. 한 눈에 봐도 상당히 공들여 가꾼 꽃과 나무라는걸 알 수 있다. 비단 시골 뿐 아니라 후쿠오카 시내에도 조그만 공간만 있어도 꽃 화분을 심어 물주고 가꾸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런게 대체적인 일본인들의 분위기?문화? 인가보다. 보기 좋다.
사실 야나가와는 장어로 유명한데 오기전에 장어덮밥을 먹을 작정으로 왔다.
유명한 장어 요리집이 몇 군데 있긴 한데 그 중에 이것저것 할인도 안되고 원조라고 소문이 자자한 '모토요시야'를 가기로 했다. 야나가와 역이랑 가장 가깝기도 하고..
딱 봐도 오래돼보인다. 배기구에 잔뜩 묻어있는 기름때? 같은건 아무리 정리 잘하는 일본인도 어쩔 수 없었나보다. 하기사 그렇게 구워대는데 배기구가 깔끔하기도 힘들겠다.
이 곳도 손님이 많아 대기시간이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방문 당시 시간이 14시경. 식사시간을 슬쩍 빗껴난 시간대라 그런지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메뉴판을 받았는데 온통 일어에 게다가 손글씨. 알아볼 수가 없다.-.-;; 이런 낭패가..
앉아서 좀 쉬고 있다보니 멀뚱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서빙 아줌마가 사진이 첨부된 메뉴판을 줘서 주문 할 수 있었다. 사실 메뉴판 안봐도 먹을 메뉴는 뻔한거. 장어덮밥.
말찬가 녹찬가가 감질나게생긴 잔과 함께 나온다.
주문 후에 조리가 시작되는지 음식을 받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약 20분 이상. 평소 어디 가서 빨리 해달라고 보채는 스탈이 아니라 그냥 묵묵히 기다렸으나 성미가 급한 사람은 좀 답답할 수 있겠다.
이게 3700엔짜리 장어덮밥. 뭔가 다른가 싶어서 장어덮밥을 두 종류로 나눠서 시켰는데 하난 3700엔, 하난 3400엔. 뭐가 다른가 헤집어 보니 장어가 한 조각 덜 들어가 있다.ㅋ 한 조각에 3천원꼴.
맛은 상당히 좋았다. 만족스런 식사. 밑반찬이랄게 오이랑 단무지 밖에 없었고 장어 내장국?탕? 조그만게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양이 적었음에도 만족감이 상당했다. 역시 일본에서 푸짐하게 먹다간 패가망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맛만 본다는 느낌으로 먹어야 한다.
장어는 상당히 보들보들 맛있었고 밥에도 장어 소슨지 뭔지가 배어들어 감칠맛이 있었다.
여행하는 내내 '장어덮밥은 참 맛있었다'는 기분좋은 느낌을 갖고있었으니 잘 다녀왔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