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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6일 토요일

난임으로 인한 정액검사

복강경 시술을 하고 몸은 빠르게 회복되어간다.

사실 신체적 데미지는 그리 크지않아서 회복될 것도 별로 없긴 했지만 어쨌든 매우 빠르게 정상적인 컨디션과 생활패턴으로 돌아왔다.

첫 번째 생리를 무사히 마치면서 느낀 수술후 특이점은 생리통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점.

심한경우엔 앞니가 저릿할 정도의 편두통과 일상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로 생리통으로 생리 때마다 고생해왔는데

복강경 시술 후 생리통을 인지하지 못할만큼 대부분의 통증이 사라졌다.

복강경 시술로 나팔관과 근종을 제거했는데 이 중 근종제거는 원래 계획엔 없었던 것.

하는김에 근종도 그냥 제거했다는 집도의에게 세 번째 고마워지는 순간이다.



아무튼 첫 번째 생리가 무사히 지나갔으니 두번째도 큰 일 있겠나...하는 생각이 들며 안심이 될 무렵 남편의 정액 재검을 해야될 때가 왔다.



아내의 몸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에, 남편의 정자의 양에 문제가 있다는 비보(?)를 접한 양쪽 집안 어르신들의 걱정은 대단했다.

당신들 자녀의 몸에 있는 문제가 마치 자신들의 잘 못인 양 미안해 하셨고 안타까워 하셨다.

기어이 몸에 좋다는 각종 음식들을 조달해 대셨으며 좋은거 사먹으라며 금전적 지원도 아끼지 않으셨다.

남편은 흡연과 음주에 대한 잔소리에 들볶였으며 반 강제적으로 시어머니가 조달한 복분자 진액을 챙겨 먹어야 했다.

좋다는 먹거리를 달고 산지 한 달 여.. 남편은 차병원에서 정액검사를 했다.

검사 과정은 간단하다.

처음 진찰을 하고 전에 타 기관에서 받은 검사 결과지를 내민다.

재검하러 왔다고 하니 처치실로 들어가 바지를 내리란다. 장갑을 끼고 낭심 부위를 더듬더듬 만진다. 처음해보는 검사에 굴욕감이 많이 들었지만 질끈 감고 참다보면 곧 끝난다.ㅋ

정관, 고환 등이 정상이라는 소견을 받고 정액 채취를 하러 간다.

채취실을 가면 이것저것 작성하고 확인하고 나눠주는거 시키는대로 주고받고 확인해주면 된다.

그리고 안내해 준 방으로 들어가면 야동이 나오고 있다.ㅋ






정액은 당연하게도 직접 채취해야 한다. 회장님이나 앉을 것 같은 쇼파에 앉아서 위와 같은 말도안되는 야동을 보며 검체를 채취해야한다.

고역이다. 이 글을 보고있는 어떤 정액검사가 예정된 이에겐 취향에 맞는 야동이나 야사 정도는 직접 챙겨가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게 어렵사리 채취를 하고 본인확인을 위한 절차와 수차례의 서명을 하고 검체를 넘겨주는데 민망해서 손바닥을 세워 눈썹위에 올려 눈을 가린다.

앞서 세 번 고마웠던 집도의에게 심술이 났던 순간이다.ㅋ

무사히 채취하고 결과는 익일 오전중에 나온다는 통보를 가벼이 무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전 검사와 결과에 차이가 있을꺼라 생각하지 않았고 검사는 아내의 주치의의 필요로 한 것이기에 결과는 아내의 주치의가 알아서 확인하라고 전하고 쿨하게 돌아섰다.




차병원 비뇨기과는 간호사가 여자다. 이전에 방문해 본 동네 비뇨기과는 남성미 철철 흐르는 싸나이들이어서 괜한 안도감이 들었는데 여긴 얄짤없다.

하나하나 모두 여성 간호사와 얘기하고 진행해야한다. 단지 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하는거니까.. 오버할 필요 없는건데 괜스리 마음이 불편해지는건 어쩔 수 없다.

더욱이 저런 말도안되는 야동을 보면서..ㅋ 검체를 채취하는 동안에도 누가 보고있는것도 아닌데 쑥스럽고 민망해지는 기분 또한 어쩔 수 없다. 채취한 정액을 건넬 때는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