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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5일 금요일

유착된 나팔관과 자궁근종 제거를 위한 복강경 시술

이전 글(=>난임에 대한 의심, 난임의 진단, 난임으로 병원을 찾아가다.)에 설명했듯이 아주 쉽게(?) 난임 진단을 받고 원인 또한 매우 쉽게 파악했다.

개인적으론 최초진단 병원에서 웬만하면 치료를 마무리 하자는 주의이지만 몇 가지 문제의 소지가 보여 부득이 병원을 옮기게 됐다.

옮길 병원은 차병원으로 결정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임신을 위해 다닐 병원인지라 환자는 모두 여성. 그래서인지 병원도 유행을 강하게 타는 느낌이다.

예비엄마들에게 유명한 병원이 몇 군데 있다. 제일, 미즈메디, 아가온, 라헬, 마리아 등 몇 몇 병원이 거론되는데 요즘은 차병원이 가장 인기있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아주 돌팔이 병원이 아니라면 병원 수준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지만 병원 다닐 사람이 병원을 고르는게....후회도 없을 것이고.. 그래서 쉽게 그냥 차병원으로 결정. 제일병원에서 모든 의무기록을 떼서 서울역 차병원으로 옮겼다.



나팔관 조영술 CD를 제출하고 남편의 정액검사 결과를 제출했는데 같은 검사결과에 대한 해석이 제일병원과 달라 조금 당황했다.

우선 나팔관 조영술의 해석은

제일병원에선 두 개의 나팔관 중 한 곳은 막힘, 다른 한 쪽은 괜찮아보임. 자연임신 3개월 시도 후 나팔관 성형술, 시험관 아기 시술의 순서로 계획했다.

그러나 차병원에서는 나팔관 중 한 곳은 막힘, 다른 한 쪽도 상태 나빠보이나 당장 알 수는 없으니 복강경을 통해 알아봐야겠단다.

정액검사 결과의 해석은 좀 황당했는데

정액검사 시행기관을 신뢰하지 못하겠으니 차병원에서 재검사 하는걸로 하잔다.

이전 정액검사 시행기관은 삼광의료재단인데 차병원보다 오래됐고 검사실 규모도 차병원보다 크다.

또, 여러 의료기관 인증 프로그램 수행력도 우위에 있는것 같은데 의사는 모르겠다고 그냥 다시하란다.

소속기관에 대한 황당한 자부심 때문에 중복검사를 유도하는 것 같아 짜증스러웠지만 검사비 약 10만원....뭐....앞으로 수 백 깨질텐데 그깟 돈 몇 푼 때문에 실랑이 하기 싫어서 가벼이 수락했다.



복강경 시술일은 오래지않아 잡혔고 서울역 차병원은 수술실이 없어서 강남 차병원에서 시술을 받았다. 시술을 위해 준비 할 것들이 별로 없어서 부담없이 입원했고 실제로도 부담스런 일은 없었다.

복강경 시술은 배꼽 + 비키니 라인 즈음에 총 4개 정도 1cm정도의 구멍을 뚫어 내시경을 넣어 하는 시술로 수술과 시술의 경계 즈음에 있는 시술이다.

개복을 하는게 아니다보니 심신의 부담이 적고 흉터 또한 매우 적어 최근 다양한 과에서 시행하는 방식이다.



복강경 시술 결과는

나팔관 한 쪽은 조영술 결과에서 예상한 대로 완전 유착, 다른 한 쪽도 장기유착이 꽤 돼있는 상태로 자연임신은 어려워 보여 양쪽 다 절제했다. 어려서 받은 맹장염 수술 의사를 원망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상태가 좋지않아 제 기능을 못하는(난자를 유도하고, 통과할 수 없는) 나팔관과 난관은 그 자체도 조직이라 삼출액 등이 분비되고 각 종 체액이 고이게 되는데 시험관 시술시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할 가능성이 커 절제하는게 답이다.

수술시간이 꽤 오래걸렸는데 자궁근종이 한 세 덩이 있어서 하는김에 그것도 절제하느라 좀 늦었다고 한다.

시술을 위해 총 4일 입원했고 데미지는 크지 않은듯 빠르게 회복돼서 금새 걸어다니고 일반식을 먹을 수 있게됐다.

아무래도 근종제거도 했으니 회복하는데 약 두 달의 텀을 두고 생리 두번 하고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 가지 집도의에게 고마운 점은 수술 전 상담에서 근종제거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한 적이 없었는데 막상 내시경을 넣어보니 절제하기 쉬워보여 수고스럽게도 근종을 모두 절제 했다고 한다.

근종이 모두 자궁외측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임신과 큰 관계는 없었는데 그래도 하는김에 할 수 있는걸 다 하는게 낫지않느냐는 반문에 정액검사에서 생겼던 약간의 불신이 사그라들었다.

복강경 시술비는 입원비 포함 총 약 80만원이 청구됐는데 근종절제가 동반됐기 때문에 실비보험 청구 조건이 돼서 담당의에게 두 번 고마웠다.




차병원으로 옮긴 후의 느낌은 환자와의 대화 소통은 제일병원보다 좀 취약한 느낌이다.

그러나 환자 상태 판단 시간이 매우 짧고 그 판단에 의사 스스로 갖는 확신이 있는듯 하다. 탑클래스 급의 환자수로 인한 다양한 임상 경험이 바탕이 된 진료 및 진단 행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로인해 주로 여성일 환자들의 요동치는 마음과 결정부담을 자연스레 해결 할 수 있어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