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조식을 꼭 챙겨먹는 (좀 피곤한)사람이다. 때문에 여행와서 호텔에 묵지 않을 경우에도 하다못해 삼각 김밥에 컵라면이라도 먹고 일과를 시작한다.
더욱이 컵라면의 원조라는 일본에 왔는데 수 많은 라면들을 그냥 지나친 다는건 라면 애호가로써 할 행동이 아니다.
전날 저녁 편의점에서 사 둔 컵라면을 아침부터 들이키고 일과를 시작한다.
라면 이름이 상당히 진지하다. '정면' 바른 라면이라는 뜻인가. 기대되는 이름이다.
가격은 좀 나간다. 한 3천원 돈 했던것 같은데 정말 건면이라는게 믿기지 않는 면 빨 퀄리티.
일본 라면임에도 꽤 얼큰하고 국물맛이 진해 아주 맛있게 먹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준비하고 길을 나선다. 갈 곳은 "오호리 공원"
우리나라로 치면 일산 호수공원 정도 될 것 같다. 숙소와 그리 멀지 않아 설렁설렁 걸어서 갔다.
가다보면 후쿠오카 성 터가 나오는데 성도아니고. 다 부서지고 남은 성터를 뭘 보나싶어 그냥 지나쳤다.ㅋ
나무가 우거진 모습. 초록이 다 동색은 아니다. 녹색인데도 알록달록 이쁘다. 아마 여행이라 들뜬 마음 때문만은 아닐게다.
호수를 향해 어슬렁 걸어가는데 작은 마을이 나온다. 야나가와, 후쿠오카 타워 가는길에도 강하게 느꼈던 매우 정돈된 모습, 꽃을 상당히 정성들여 가꾸는 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막상 공원에 가면 특별하게 볼 게 있거나 한 건 아니다. 그저 여유넘치는 공원. 달리기 하는 사람, 벤치에서 멍때리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조용하고 여유가 넘친다.
일정이 바쁘다면 시간 쪼개가면서 올 만한 곳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 겸 현지인들의 아침 일상으로 아주 살짝 들어가고 싶다면 가볼만 하다.
조용하고, 깨끗하고 여유넘치고..
호수에 들어갈 순 없지만 의외로 물이 상당히 맑고 때문에 물쩐내? 같은게 전혀 나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 후쿠오카가 휴양지는 아니기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조금 피곤한 느낌이 있었는데 오호리 공원에서 커피 한잔 때리며 두어시간 강물 넘실거리는걸 보고있자니 좀 피로도 풀리는 것 같고.. 좋다.
바쁜 여행 일과중에 잠시 쉼표를 찍고 싶다면 오호리공원에서 잠시 쉼을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