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오면 늘 토속적인 음식 위주로 식사를 했다. 그래서 이번엔 방식을 바꿔서 조금 근사한 만찬을 해보기로 했다.
속초가 유명도시이긴 하지만 은근 시골ㅋ이라 서울에서 많이 들락거리던 새련된 캐주얼 식당이 잘 없다.
그래서 근처 리조트나 호텔로 가야하는데 리조트나 호텔도 높아봐야 4성 보통 3성급이라 고품격 레스토랑이라고 부를만한 곳은 전무하다.
그래서 근처에서 나름 유명한 리조트로 가서 이태리 식당을 가보기로 했다.
양양 쏠비치의 엘비노.
이날은 날씨가 무척 좋아서 속초를 드나든지 약 2년만에 이렇게 맑고 쾌청한 날씨는 처음이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이름만 많이 들어봤던 쏠비치는 가족들이 놀러오기 아주 좋아보였다. 특히 야외 바베큐 부페가 눈에 띄었는데 예약을 이태리 식당으로 해놓은지라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엘비노, Elvino 명색이 이태리 식당인데 웬 스페인 풍 피겨가...장식돼있다.
내부는 3~4성급 호텔정도의 그것. 딱 그 정도다.
등심스테이크, 봉골레 파스타, 꽃게 파스타, 빠에야, 피자를 시켰다.
메뉴가....빠에야...?ㅋㅋㅋ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스페인 음식을. ㅋ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
앞서 3~4성급 인테리어라고 했는데 식전빵의 차갑고 뻣뻣한 느낌으로 자세하겐 몰라도 이곳은 최대 3성 이하급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봉골레 파스타. 전체적으로 적당한 가격에 재료를 아끼지 않은듯한 비쥬얼은 일단 합격.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꽃게 파스탄데 대략 봤을 때 꽃게 큰놈 반마릴 아낌없이 쏟아부은듯 하다. 그런데 꽃게는 냉동인지 뭔지 발라보니 살이 반도 안차있는...참사가... ㅋ 그래도 파스타에서 꽃게향은 많이나고 전체적으로 불만을 갖기엔 어려운 가격이어서 패스.
문제적 빠에야.ㅋㅋ 스페인에 갔을 때 먹었던 빠에야들이 일관되게 엄청짰었는데 여긴 적당히 먹을만 하다. 이태리 식당에서 왜 빠에야를 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럭저럭 괜찮은 느낌의 빠에야. 자알 먹었다.
등심스테이크. 고기가 미국산인데 미디움 레어를 시켰는데 핏기가 거의 없는 미디움 웰던정도로 나왔다. 왜....??그랬을까....
다시 구워달라고 하려했으나 조금은 어려운 자리라.. 그래도 맛은 있을테니 그냥 커팅 시작.ㅋ
차돌박이 피자. 푸짐하고 맛있다. 차돌박이와 여러 채소들의 식감이 아주 괜찮았으며 간도 맛도 좋았다.
다만 토핑이 너무나 많이 올라간 것이 이태리 음식 느낌은 아니었는데 뭐 아메리칸이랑 퓨전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면 만족할 만 하다.
전체적으로 레스토랑의 타이틀이 뭔지 알 수 없는 메뉴와 요구를 전혀 맞추지 못한 고기 익힘 정도를 봐서 이 곳은 훌륭한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는 절대 없는 그런 곳이다.
다만 재료는 아낌없이 투입돼서 푸짐한 듯 보이나 꽃게의 속이 비어있다거나 파스타의 면이 너무 퍼져서 오뚜기 스파게티면의 느낌이 났다거나 하는점에서
항의를 해도 수습해 줄 수 없는 주방장 또는 요리사들이 내놓는 음식이라는 생각을 했다.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재방문의사는 없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언컨데 이곳은 맛있는 요릴 먹으러 오는곳은 아니다.
식구들이랑, 연인과 놀러와서 멋진 뷰70에 음식 30 정도의 비율로 버무려 비벼먹으면 만족도가 높을 그런 레스토랑이다.
식사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으나 오는길에 봤던 바베큐 부페가 눈에 밟힌다.
다음엔 그쪽으로 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