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일어나 돌아다니는 여행은 딱 질색이다. 그렇게 다니면 보고 구경하는건 많겠지만 여행, 휴가를 다녀왔는데 평소보다 더 빡세고 힘든 느낌이 그닥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느즈막히 일어나 설렁설렁 돌아다니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이날은 좀 일찍 일어났다. 그 이유는 "조식"ㅋㅋ 조식 시간이 8~10시라는 말에 9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식당으로 갔다. ㅋ 특히 여행와서 조식은 필수라는 신념으로 꼭꼭 챙겨먹는편인데 의외로괜찮은 조식 구색에 좀 과식을 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불룩해진 배를 부여잡고 향한곳은 "유기방가옥" 사실 뭐하는덴지 모른다. 수선화가 만발한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다는 말을 어디서 듣고 갔다.
근데 정말 수선화가 엄청나다. 말그대로 꽃바다.
노인 몇 분이 이걸 다 심으셨다는데 참...대단하다.입장료도 없고 뭐 이래서 운영이 되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꽃 구경 시켜주고 꽃 팔고 옆에서 조그맣게 음식 팔고 해서 수익을 내는 모양인데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무료로 좋은 구경하고 왔다.
정확하게 유기방 가옥이 뭐하는덴진 모르겠으나 이곳에서 고택체험도 하고 그러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고택에서 숙박을 하는 손님은 없는듯 하고 다들 꽃구경...ㅋ 조만간에 입장료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엄청난 꽃 물결로 눈 호강 톡톡히 하고 향한 곳은 "아미미술관"
미술관인지 박물관인지...뮤지엄이니까 박물관일텐데 뭐가......없다. ㅋ 미술관이 맞는듯.
이 미술관의 시그니처는 이 복도. 이게 어디 나와서 유명해졌다는데 인물사진 찍으면 잘 나온다.
약간 빈티지한 느낌.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듯 한데 제주에서 가본 김영갑 갤러리하고 분위기가 유사하다.
개인적으로 이곳의 백미는 앞서 소개한 모빌 가득한 복도도 미술품도 아닌 "벗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시기가 잘 맞아서 그런거겠지만 정말이지 생전 처음보는 엄청난 벗꽃비에 황홀함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지하철이 뚫려있어 접근성이 좋은 여의도 윤중로. 어차피 사람에 치여 걷기도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바에 이곳이 훨씬 낫지않나 싶다.
도대체 이런데를 사람들이 왜 이렇게 방치하고있나 싶을정도로 굉장한 양의 벗꽃나무.
굉장히 멋지고 아름답다.
차에서 내려 걷다보니 꼬맹이들을 동반한 가족 몇 몇이 도시락 먹으며 호젓하게 쉬고 있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아는사람은 알고 찾아와 조용히 즐기고 가는 곳 인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앞으로 벗꽃이 보고싶을 땐 나는 여길 오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