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잘 안본다. 더욱이 tv에 요리사가 나오는 프로그램 더 잘 안본다.
그래서 유명한 요리사나 주방장이라는 사람들을 잘 모른다. 최현석이나 이연복 같은 사람들은 풍문으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지만 '정호영'은 생소하다.
생소한 와중에 이영애 남편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요리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는 요리사란 답을 들었다.
합정동에 볼일을 보고 그 사람이 하는 우동집에 가보기로 했다.
위치는 합정역에서 매우 가깝다. 낮 12시 쯤 도착했는데 줄이 좀 있었다.
내 앞으로 5팀. 줄 서서 식당들어가는걸 질색하는데 근처에서 증강현실 게임 좀 하고 있다보니 금방 순서가 됐다. 한 2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실내는 약 50인 들어갈 정도 돼 보였고 메뉴들이 대부분 면식이라 테이블 회전이 빠른듯 보였다.
사실 나는 면 요리가 비싸야 할 이유를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면 요리에 여러가지 비싸보이는 재료 몇 가지 얄궂게 쪼사놓은 거 조금 넣어두고 가격 치솟는게 영 탐탁찮다.
나는 조개 요리를 먹고 기본 오일 파스타를 시키지 조개가 듬뿍 들어간 스파게티 얄궂은걸 시키지 않는다.
새우 요리를 시키고 파스타는 간촐하걸 시키지 새우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를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새우 한 대여섯마리 넣어둔 파스타 가격이 2만원이 넘어가는 어이없는 가격표를 보면 헛웃음 짓고 그냥 나오는 편이다.
웬만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어도 2만원이 넘어가는 면요리는 웬만한 자리가 아니라면 자제하는 편.
우동도 마찬가지다. 육수도, 고명도, 가니쉬도 뭐 좀 비싼 재료가 올라갈 수 있겠지.. 그러나 그것 때문에 가격이 터무니 없이 치솟는건 불만이다.
근데 우동카덴이 그렇다. 우동전문점이라 메뉴 대부분이 우동인데 우동가격이......
뭔가 좀 들어갔다 싶으면 만 원 중반대다. 우동이..
다만 1회 면 사리를 추가해준다곤 하지만 그래도.. 비싸..
덴뿌라(튀김) 우동, 야마카케(마) 우동, 오니기리를 시켰다. (오니기리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본인은 입맛이 그닥 정교한 편도, 고급스런 편도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엄청난 내공을 자랑하는 요리사가 만든 우동으로써의 특징을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튀김우동은 농심 생생우동과 차이가.....그닥 느껴지지 않았다.(튀김은 매우 좋았지만..)
특히 국물은 블라인드 테스트 하면 못 맞출 것 같다. 농심이 잘 만드는건지.. 농심 생생우동은 2천 원. 여긴 9천 원.
인스턴트 우동이랑 비교하는게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평균적인 입맛이라고 생각하는 내 입맛엔 그렇다.
야마카케 우동은 냉 우동인데 '마'를 갈아서 만든 우동이다. 날계란 노른자를 올려주는데 음...마즙에 우동면을 말아 차가운 계란 노른자를 올려 조금 뻑뻑하게 해서 먹는 느낌. 부드럽다. 굉장히. 그러나 마 특유의 밍밍함이 여과없이 느껴져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은 메뉴다. 더욱이 14,000원 이라는 가격은 좀.....나로썬 쉽게 수긍할 수 없는 가격이다.
오니기리는 정말 훌륭하다. 친구들이랑 등산갈 때 수 십개 주문해서 가지고가고 싶을 정도. 가격도 매우 착하다. 두 개에 2천 원. 하나에 천원꼴인데 편의점 삼각김밥도 700원은 하잖나.
정말이지 가성비 최고.
외식을 하거나 놀러가면 사진찍어놨다가 오고가는 찻간에서 시간 죽일 때 인스타그램이나 페북에 사진을 올리는 편이다.
우동사진 역시 다양한 테그를 걸어 올렸는데 사장님이 좋아요를 누름.-_-ㅋ 좀 미안하다. 좋은 얘기를 쓴것도 아닌데... 그냥 사진만 보고 누른건가.. 아니면 엄청 쿨남 대인배..?ㅋㅋ
튀김우동(9천), 마우동(14천), 오니기리(2천) 먹고 2만 5천원 내고 왔다.
면식치곤 좀 과한 가격. 사실 맛에 대한 불만은 별로 없다. 최소한 나쁜 편이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그것 또한 본인의 입맛이 부정확함을 감안하면 특별히 까일만한 부분도 아니다.
그러나 가격. 가격은 최소한 10~15%는 내려가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다.
잘 먹고와서 후기 쓰다보니 불만족 포스팅을 써버렸는데 쓰는중에 사장님이 누른 좋아요를 보고나니 마음이 안좋다.
그래도 오니기리는 다시가서 또 먹고싶으니까.. (<-칭찬ㅋ)
오니기리 먹으러 갈 땐 '카케우동'(제일 쌈, 6천 원)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