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좀 다녔다고 신입사원 교육에 참여하라는 공문을 받고 연수를 며칠 다녀왔다.
신입사원은 회사생활에 대한 궁금증과 업무, 그리고 업무로 인해 만나게 될 사람들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많을꺼라 생각했다.
회사와 업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정리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꽤 공들여 해 갔건만 의외로 그 들은 그보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 두서없는 설명을 하고 온 기억에 아쉬움이 크다.
거창한 얘기들을 많이 준비했건만 신입사원들은 내가 생각지않은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상당했고 미리 준비했다면 더 도움이 되는 얘기들을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에 일기장 같은 블로그에 몇 자 갈음 해 본다.
재테크와 사회 초년생으로써의 생활을 섞어서 설명했는데 그 중 반응이 좋았던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한다.
첫째, 돈 아끼기.
사실 나도 돈이 별로 없다. 그러나 그럭저럭 잘 모으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당차게 구구절절 설명했는데 그 중 공감을 많이 받은 부분이 교통비와 통신비 절감이었다.
교통비 절감은 자가용 구매를 미루고 대중교통(특히 지하철)과 렌트카를 적극 이용하라는 얘기를 했는데 설명이 막연하니 가벼이 듣는것 같아 세부항목을 따져가며 계산했다.
자가용 유지비를 따져보자.
3000만원짜리 차를 샀다고 치자.
유지비용을 정리해보면 자동차세(2000cc기준) 연간 약 50만원, 연간 보험료 약 120만원(싸게계산했다.), 월 주유비 20만원, 수리비 및 소모품 교체비 월 10만원, 톨비, 주차비, 딱지값 합쳐서 월 10만원(분명히 나온다.).
사고가 안나도. 1년동안 순전히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만 650만원이다. 차를 주말에만 아껴타서 월 주유비가 20만원도 안나온다는 사람이 있던데 주유비 20만원이면 대충 주행거리가 1300~1500km정도 된다. 주유비 20만원은 애초에 주말 운행 기준이다. 차량을 유지해본 사람이라면 알꺼다. 아무리 운행을 안해도 차 바퀴가 몇 번 굴러간 기억이 난다면 20만원은 뚝딱이다. 주유비가 이것도 안나온다면 차를 안 사는게 맞다.
연간 유지비 아껴타도 약 650만원. 한 달에 약 50만원. 해볼만 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가용 유지에서 무엇보다 극복하기 힘든 지출은 "차량감가"다.
감가율이 가장 적다는 아반떼, 쏘나타만 해도 3년간 감가율이 30%를 넘나든다.
3000만원짜리 쏘나타를 사서 3년 운행하면 차를 많이타도 적게타도 중고차값 2000만원 이상 받기 힘들다. 어디 사고라도 나면 더더욱.
감가가 3년간 1000만원. 연간 환산 약 300만원. 합산하면 연간 약 950만원을 차량 유지를 위해 써야한다는 것.
주말에만 타는것으로 가정해서 계산한 금액이 한 달에 대충 80만원이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면 뭐..
신입사원 실수령액 대충 250만원 받는다 치자. 차 한대 사면 월급이 170만원이 되는거. 다시생각해봐야할 지출 아닌가.
출퇴근은 지하철, 버스로 하다가 오늘 좀 피곤하다! 그럼 그냥 택시타자. 모범을 타도 된다. 안피곤해도 그냥 걷기 귀찮다 싶으면 그냥 택시타자. 약속장소에 한 20분 일찍 도착했다. 택시잡아서 근처 한 바퀴 돌고 오자. 그렇게해도 한 달 교통비로 80만원 채우기 어렵다. 게다가 택시타면 운전도 누가 해준다. 주차걱정 없고. 운전하면서 욕도 안해도 되고, 누가 긁고갔다고 열받지 않아도 되고ㅋ
친구들이랑, 애인이랑 놀러가야한다면 렌트를 하는 방법이 있다. 회사나 집 주변에 렌트카 대리점이 의외로 많이 있다.
웬만한 렌트카 회사들이 회원가입하면 홈페이지 요금의 40%까지 할인을 해준다.
그리고 웬만한 회사는 영업직원이나 고위직에 제공하는 차량을 렌트카 업체와 계약하는데 이 경우 차량을 지급받지 않는 일반 사원들에게도 50~60% 정도의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 차량부나 복지담당부서에 알아보면 된다.
대충 쏘나타 24시간 렌트비가10만원 남짓. LPG차 빌려서 여기저기 쏘다녀도 보험료 , 톨비, 주차비 합쳐서 24시간 기준 20만원 이상 나오기 힘들다. 접촉사고 나면 자부담금 5만원 내고 차량반납하면 끝. 돈이 궁하면 차량을 아반떼나 액센트로 낮추면 액수는 확확 줄어든다.
본인의 경우 부모님의 차를 내 차처럼 신나게 타다가 결혼을 하고 자가용이 없어졌을 때. 참 불편했다.
어쩔 수 없이 목적지가 역세권이면 지하철. 아니면 무조건 택시를 탔다. 걸어서 15분 거리인 목적지를 가다가 걷기 싫은데 택시가 지나가면 꺼리낌없이 불러서 타고 갔다. 이동에서의 불편을 거의 못느끼는데 이상하게 카드청구요금이 준다. 당연하게 지불하고 있던 차량 유지비가 생각보다 꽤 컸던것.
앞으로도 나는 차를 살 생각이 없다. 돈 벌이에 활용해야된다면 웬만하면 장기렌트를 할 생각이다. 차량 감가상각은 좀 피하고 봐야겠기에..
이제 성인이 된 신입생이나 돈을 벌기 시작한 사회 초년생. 특히 남자들은 이 글을 읽고 꼭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좋은 오빠소리 한번 듣자고 무모한 지출을 하며 호구잡히는걸 많이 봐서..
정리하자면...
1. 중요한 이동이 매우 많은 업무 또는 생활을 하고 있다.
2. 월 평균 잉여자금이 최소 100만원이상이며 돈 모을 이유가 없다.
3. 주요 생활 거점에 택시가 잘 안 다닌다.
4. 거동이 불편하다.
위의 경우가 아니라면 자가용 구매를 다시 생각해봐야한다.
본인이 허세가 있다거나 평소 예쁜 쓰레기를 자주 구매한 이력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다음편엔 매우 간단한 통신비 절감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