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기 시술을 위해 난자를 채취할 땐 남편이 동행해야한다.
난자를 채취함과 동시에 건강한 정자를 선별해 즉각 수정시켜야 하기 때문.
동행한 남편은 차병원에서 두 번째 받았던 정자 검사 결과가 처음 검사했던 결과와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 했고 검사 결과를 확인하려 했는데 답답 하게도 확인을 할 수 없다.
이유는 검사결과를 보려면 진료를 보거나 의무기록을 발부받아야 한다는것.
황당했다. 검사비를 10만원 가까이 납부했는데 검사 결과를 안 가르쳐 준다. 진찰은 필요없고 결과값만 확인하면 된다니까 안된단다.
원무과 직원과 옥신각신 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남편의 말은
검사를 하는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결과를 알고자 하는 것 인데 결과를 보려면 진료비를 내고 진료을 봐야하거나 진찰을 볼 필요가 없다면 의무기록 발부 받아야 하고 이 또한 비용이 발생한다. 이건 결국 검사비용 이중부과 아닌가.
원무과 직원의 말은
검사 결과는 의사를 통해서 들어야 한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의무기록을 받아야 하는데 이건 보건복지부령으로 비용 부과가 되게 되어있다.
일개 원무과 직원이 어찌해줄 수 없는 일이니 양해해달라.
도대체 왜 이래야 하는건가.
1. 음식점에서 주문하고 음식값을 지불 했는데 음식을 안 갖다 준다. 아쉬운대로 주방에서 내어주면 직접 갖다 먹으면 되는데 그건 안된단다. 웨이터가 갖다 줘야하는데 비용이 발생한다.
2. 극장에서 티켓팅을 하고 상영관으로 가는 통로에 나는 관심없는 작품을 전시해 놓고 예술작품 관람료를 따로 내란다. 상영관으로 가는 다른 길은 없다.
이런 우스꽝스런 일이 백주대낮에 시험관시술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결국엔 내가 졌다.
아내는 좋은 컨디션으로 난자 채취를 해야하는데 남편이 병원에서 큰소리를 내고 있으니 마음이 불편하다.
단 돈 100원이어도 지불할 마음이 없던 비용이건만 3000원을 주고 의무 기록을 발부받았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검사 결과를 보니 차이가 있다.
=>유착된 나팔관과 자궁 근종 제거를 위한 복강경 시술
이전엔 9.5x10^6이었던 정자의 수가 85x10^6으로 드라마틱한 증가가 있었던 것.
활동성과 기형 정자의 비율 등도 적게나마 상태가 좋아졌다.
그럼 첫 번째 결과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의심할 수 있지만...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첫 번째 검사 수행자는 결과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권위자였기 때문.
머리가 복잡해져서 그냥 둘 다 받아들이기로 했다.
원인은 어머니가 사다주신 복분자 덕분이라고 믿기로 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