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유난히도 따가워 반바지를 입고 10초만 걸어도 종아리가 따가워지는 엄청난 더위가 기승을 부린 날 나는 고상하게도 전시회를 가기로 했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한 '샤갈, 달리, 뷔페 展'
특히 미술에 대한 소양이 떨어지는 나는 샤갈, 달리 뷔페에 가자고 했을 때 어디있는 식당이냐고 묻는 몰상식을 드러내 버렸다.
샤갈은 아주 오래전 언젠가 시계 이름으로 접했던 것 같고...나머진 듣는이 처음.
아무튼 토요일 간단하게 당직을 서고 한가람 미술관으로 고고.
나에게 매우 생소한 화가들이라 한산할꺼라는 기대는 엄청난 길이의 줄을보면서 산산조각나기 시작했고 전시관으로 입장후에도 작품을 줄을 서서 감상해야 하는 생소한 경험을 했다.
사진을 좀 찍고 싶었지만 당연한 얘기겠지만 내부 촬영은 금지돼있어서 작품관련 남은 사진은 없다.-_-;
도슨트는 주말에 운영하지 않아서 참여하지 못했고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했는데 예술에 대해서만큼은 맹인에 가까운 식견을 갖고있는 나에게 오디오 가이드는 맹인견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세 작가 모두 비교적 최근까지 생존 해 있던 작가들이었고 그림, 판화, 조각, 가구 등 종합예술가로써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서 작품을 보고 "아!! 저거!!"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미술관에 가면 초등학생 조카녀석이 그린 것 같은 그림을 도저히 오래 감상할 고상한 소양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약 2시간 여 시간동안 천천히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아름다운 색채와 예술적인 구도,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감상하고 나왔다.
무더위를 피해서 물놀이와 캠핑을 가는 것도 좋지만 멀리가기 어려울 땐 이렇게 미술관 나들이도 의외로 만족도 높은 여가생활이 될 수 있다는걸 절실히 느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