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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5일 목요일

박태환의 큰 절로 시작된 우리나라 여론 형성의 보기 불편한 움직임

박태환이 국민들에게 사죄의 큰 절을 올렸다.

그의 스승 노민상과 정치인 출신 인천시장 유정복도 함께 또 뒤따라 고개를 숙였다. 

사죄의 변은 그를 용서하여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이 뉴스를 보자마자 그 동안의 우리네 문제 해결 방식을 보는것 같아 적잖이 씁쓸했다. 

결론부터 보면 박태환에게 네비도를 처방한 의사는 현재 벌금 100만원의 판결을 받았다.

주사에 대한 내용을 전혀 몰랐다는 박태환의 주장이 일부 인정된 것일게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예는 수 없이 많이 있다.

정황상 감기나 가벼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동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복용한게 확실해도

토핑테스트에 적발돼 자격정지되는 선수들이 여럿이 있다는 얘기다.

처방한 의사가 책임을 완전히 인정해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적용되는 약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선수 자신에게 있다는게 한국 도핑방지위원회의

공식 입장이기 때문이다.

박태환 정도 되는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 적발된 상황에서 어떤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

억울하다 한들 책임이 박태환 스스로에게 있다는데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근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국제수영연맹의 징계는 선수자격정지 18개월로 2016년 3월로 끝난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의 징계가 남았는데, 도핑테스트에 적발된 선수는 

3년간 국대마크를 달 수 없다는 국가대표 선발규정 때문에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가 없는것.

대한체육회는 내심 박태환에게 국대마크를 달아주고 싶어하는 눈치다.

그러나 그 규정으로 이미 여러명이 발목을 잡힌 이력이 있는 상황에서 박태환에게만

특별대우를 해준다는 세간의 눈초리를 의식하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박태환을 발탁한 어린시절 은사부터 가족, 박태환이 소속돼있던 인천시의 

시장까지 나서서 분위기 잡고 있는 모양이다.



더욱이 박태환의 인터뷰를 듣고 황당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하는데 메달 획득 가능성도 낮아보이지만

획득을 한다고 한들 그게 어째서 국가에 대한 봉사가 되는가.

올림픽 때마다 논란이 되는듯 한 국가주도의 선수촌 운영도 이참에 인식을 달리해야한다고 본다.

국가주도적으로 국가대표를 관리하고 육성하며 성적에 대한 상금등을 지원하며 관리하는 나라는 

과거 사회주의 국가력을 갖고있는 나라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지원규모도 가장 크다.

국가대표 선수가 국가를 홍보한다고 생각하는 개념은 냉전시대에나 통하던, 

주로 사회주의 국가들이 체제 선전도구로 활용하던 시대의 얘기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예전같지 않아 봉사를 하고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메달획득을 통한 국가에 대한 봉사 운운할 수 있는가.




박태환은 화려한 스포츠스타였다.

박세리가 박세리 키즈를 유발시켰고 박인비 같은 대스타들이 우리나라에 즐비하게 됐다.

김연아가 김연아 키즈를 유발시켰고 곽민정을 비롯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들이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박태환도 분명 박태환 키즈가 있을 것이다. 

근데 그 꿈나무들의 멘토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선수자격정지를 당한 부끄러운 사람이다.

게임에서 치트키를 쓴 부끄러운 멘토.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유혹이 있겠지만 자중하라고 하고싶다.

박태환은 자기관리를 하지못한 실패한 선수이고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재의 모습은

졸열한 스포츠맨쉽을 홍보하는 모습으로밖엔 달리 보이지 않는다.



한 때의 국가대표이자 대 스포츠 스타가 무릎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궁색한 모습을 지켜보는것도 고역이고 이 상황으로 손해볼것 없는 장사하고 있는 여당 정치인 출신 시장의 모습도 거북하다.

특히 이런저런 잇속에 춤추는 줄도 모르고 박태환 복귀여론에 동조하는 국민들의 모습은 원칙과 본질을 쉽게 잊고 우왕좌왕 끝에 오판을 해온 우리네의 여론형성과정을 보는 것 같아 불편하기 짝이없다.

이제 그만 포스트 박태환을 기다리며 이 일에 대한 여지를 거두고 일상으로 돌아가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