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퍼센트을 알아보고 시험투자를 하게된 배경.
남들은 결혼을 하면 빚에 허덕이며 월급을 구경하기도 전에 원금과 이자로 빠져나간다고 하던데 이전에 없던 돈 복이 뜬금없이 터졌는지 나는 결혼을 하고도 돈이 꽤 남았다.
총각시절 돈 관리는 전적으로 어머니의 몫이었기에 용돈으로 받은 푼돈은 관리랄것 없이 남김없이 써온 한 평생인데 목돈이 덜컥 수중에 들어오니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스러웠다.
처음엔 우리도 임대업자가 되어보자며 알량한 계획도 좀 세워보곤 했지만 나같은 초짜에게 그리 호락 호락할 리 없었고 돈이 묻혀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기왕 돈을 묻어둘꺼라면 기왕이면 이율 높은곳에 넣어두고 이자수익이라도 올리고자 했으나 점점 불량해져가는 이자는 이제 1%도 채 안되는 말그대로 돈값이 똥값이 되어버렸다.
처음 예금을 했을 땐 1년 만기 예금 이율이 2%는 되어 한 달에 이자가 1000만원 당 만 몇 천원은 들어왔는데 지금은 0.7% 정도에 지점장이 우대금리를 줘 봐야 +0.4%, 총 1.1%의 저질스러운 금리로 1000만원 당 손에 쥐는 이자수익이 8천원 남짓이다.
이대로는 좀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어 돈 좀 굴릴데가 없나...둘러보다가 구독하는 잡지 "포브스"에 실린 "8 percent" 라는 P2P 투자회사에 대한 기사를 봤다.
P2P 금융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1금융, 그러니까 은행에선 낮은 신용 때문에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2, 3금융 또는 사금융으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저축은행으로 대변되는 2금융부터는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이율이 대체로 10% 언저리에서 시작된다. 그나마도 신용등급이 낮거나 변변한 담보가 없는경우엔20%를 넘나드는 고리에 시달려야됨은 물론이다.
특히, 이 중에서 2금융에 손을 벌린 사람들은 사실 대출 상환능이 꽤 준수함에도 갖가지 이유로 떨어진 신용등급 때문에 상당한 금리를 부담해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8 퍼센트의 타겟이 바로 이 사람들이다.
1금융과 2금융의 간격이 워낙 커서 발생하는 상대적 피해자들. 1금융에서 거절당했지만 2금융의 고리를 부담할 필요는 없는 그런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8퍼센트라는 회사의 돈을 빌려주는 것은 아니다. 만 원 이상의 돈을 가진사람들로부터 대출을 중개 하는 것.
8 퍼센트가 갖가지 광고와 홍보를 하고 있지만 워낙에 신생업체인데다가 실제로 투자한 사람들이 별로 없어 수익을 잘 얻고 있는지 확인이 어려웠다.
불확실성 때문에 목돈은 넣기 힘들고... 12개월 만기, 구좌당 5만원, 신용등급 C등급 이상으로 조건을 설정하고 100만원을 넣었다.
그리고 이자의 0.5%를 떼어가는 안심투자옵션 설정을 해서 채권부도가 발생해도 원금의 50%는 보장받기로 했다.
자동투자 설정을 하고 확인을 누르니 순식간에 50만원이 사라진다. ㅋ
근데 몇 일이 지나도 나머지 50만원이 투자가 되질 않는다.
8퍼센트의 대출 신청한 사람들은 2~3년의 대출이 많아 12개월 만기 채권은 상대적으로 별로 없다. 그래서 다시 50만원은 회수하고 투자된 50만원의 추이만 지쳐보기로 했다.
처음엔 몇 일이 멀다하고 회수 현황을 확인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점점 잊혀져서 오랜만에 한 번씩 들어가보면 잘 회수되고 있다.
현재까지 수익률은 6.81%로 은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금리'다. 단, 은행에서 발생된 이자는 약 15%를 소득세 명분으로 떼어가는데 비영업대금으로 인한 이익으로 구분되어 약 30%를 떼어간다.
약 두 배의 세금을 떼어가는건데 이게 이익일까 손해일까?
편의상 단위를 단순화해서 계산해보자.
1000만원을 은행에 예금 이율 1%짜리에 넣었다고 치자. 1년에 이자가 10만원 발생된다. 여기서 15.4% 이자소득세를 제외하면 84,600원이 내 손에 쥐어진다.
1000만원을 8 퍼센트에 투자해서 위와 동일하게 6.81%의 평균 수익율이 나왔다고 치자. 1년이면 681,000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여기에 비영업대금 이익으로 인한 세금 27.5%를 떼면 493,725원이 남는다. 안심 투자 옵션 0.5%는 얼마 안되니까 무시하자.
은행에 예치하면 84,600원, 8퍼센트에 투자하면 493,725원. 약 6배의 수익이 발생한다.
악조건에 대한 가정을 한가지 더 하자. 1000만원이니까.....구좌당 20만원씩 넣었다고 치면 50구좌를 개설하게 된 것. 이중에서 2건은 부도가 났다고 치자. 그럼 40만원 날아가고 안심옵션으로 20만원은 건진다. 원금에서 20만원이 부도로 사라진 것. 그래도 수익은 293,725원으로 은행 예금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부도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구좌당 투자금액을 낮춰서 더 많은 구좌에 투자하면 부도로 인한 손실을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위의 현황을 종종 확인하는데 가끔 한 두건씩 연체가 되는걸 확인했지만 언젠가 보면 사라져있다. 몇일씩 연체했다가 다시 채무자가 잘 갚고 있나보다.
투자한지 4개월이 된 지금까지 부도율은 0%. 연체 또한 없고 오히려 조기상환된 경우가 종종 발생해서 예치금이 자꾸 불어난다.ㅋ
투자대상을 C등급 이상으로 설정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원래 1년은 지켜볼 요량이었지만 흠.....한 6개월까지만 지켜보고 그 때까지 별 문제없으면 천 만 단위 이상을 넣어볼 생각이다.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긍정적인면만을 나열한 것 같다. 위에 가정한 부도건수가 단 2 건이 아니라 5건이 되면 은행과 동율, 그 이상이 되면 원금이 손실될 수 있다. 이럴 경우 투자등급에 대한 설정을 통해 위험을 최대한 회피하고....투자하면 만족스런 수익을 얻을 수 있을꺼라 생각한다.
단, 원금보장이 안되고 중간에 회수가 안되니 여유자금, 당분간 쓸일없는 자금으로 투자하고 행여나 전 재산을 몰빵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