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촛불시위, 집회에 참석 한 번 안해본 사람을 찾는게 더 어려운 요즘 나는 부끄럽게도 단 한번도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신문지상에서, 방송에서 성난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확인 할 수 있었는데 굉장히 모순되게도 시민들이 화가나서 들어올린 촛불의 모습들이 아롱아롱 굉장히 아름다웠다.
화가났는데 평화롭고 즐거웠으며 설명하기 어려울만치 복잡한 분노와 시위의 방식을 시민들은 택하고 있었다.
시위라는것은 기본적으로 "위력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렇게도 평화로운 위력행사가 있을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은 질서정연하고 평화로우면서도 본인이 가진 5천만분의 1의 주권자의 위력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모습은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 "성숙하다"는 느낌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6번의 집회, 시위를 하는 동안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는데 12월 3일. 이날은 낮 시간에 짬이 나서 광화문 광장에 잠깐 들를 수 있었다.
오후 2시 경. 이미 광화문역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것도 쉽지않아보인다.
역시나 광화문 광장은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있었고 표정에서 볼 수 있듯 화난 얼굴들은 아니다.
특징적으로 어린이들, 학생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제사 처음 현장을 찾은 어른으로써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날 행진은 경복궁 서편길을 따라 청와대 바로앞까지 허용되어 저녁에 있을 그 행진 루트를 따라 걸어봤다.
이미 사람들이 많다.
차벽으로 만들어진 폴리스 라인은 청와대 앞 분수광장 직전에 설치됐고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그리 많은편은 아니어서 경력들도 이제 준비들 하고 있는 모습.
다시 돌아나와 경복고 가는 길로 가 봤다.
엄청난 수의 경찰차와 의경들이 보인다.
차벽 뒤로 연무관이 보인다.ㅋ 이곳까지 행진이 가능하다니 세상이 많이 변하긴 했구나..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돌아서 나오는데 행진 대열의 선두를 만났다.
멀리서 보는데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인파에 대통령이 이 모습을 보면 오금이 저릴 것 같다.
본격적인 집회는 저녁께 시작되는데 낮시간에도 많은 인파가 모였고 시위는 이미 시작돼 있었다.
함께하지 못해 아쉽고 또, 미안하다.
조만간 꼭 짬을 내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리라 다짐한다.